last update : 2024.12.20.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mminhoon@gmail.com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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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        김민훈

땅을 밟은 채, 아래를 바라본다. 나는 그것을 응시하고 있다. 땅과 몸을 포개어 바라보자. 알고 있는 것이 어떻게 셀 수 없는 과정으로 등장하고 뒤집히는 지 알 수 있는 곳이 그곳이다. 오른손을 들어 바라본다. 숨이 막힐 정도로, 천천히, 한 손가락씩 접어본다. 다시 앞을 바라본다. 일련의 실천과, 땅에서 나온 것들이 풍경을 이룬다. 땅들이고, 몸이다. 우리의 몸. 그리하여 나는 이곳에 헤라클레스의 기둥을 세운다.

일 년전, 나는 스스로의 조각을 취향의 발현이자 내가 세상을 통과하는 방법의 대상적 거울이라며 모종의 줄기가 형성될 맥락을 미래의 나에게 기대한다고 했다. 그러므로, 미래가 된 나는 내 조각을 구성하는 가장 큰 단어를 네 개를 찾았다. 질료를 몸으로 대하는 동사적 행위, 갖고 싶다는 욕망, 물리적 혹은 개념적인 위치, 사물에 대한 망상. 나는 이것들로 지도를 그려보기로 한다. 큰 영향을 준 것은 실선으로, 그보다는 작은 영향을 준 것은 점선으로 표기했다. 이는 중앙에서 시작하든, 끄트머리에서 시작하든, 발산에서 수렴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이다.